여행이란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것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하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했다. 여행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다. 여행의 목적은 어떤 장소에서의 출발과 도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에 있다.


여행은 무료한 일상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황홀하고 짜릿하다. 반대로 모든 여행지는 누군가의 일상이다. 요컨대 여행은 나의 일상에서 다른 누군가의 일상으로 전이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여행은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여행 에세이는 해마다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중들이 여행을 그만큼 욕망한다는 증거이다. 최근 서점에서 인기를 누리는 여행 에세이 작가들은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까? 그들에게 여행은 무엇일까?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의 이다혜 작가는 “여행이 일상을 벗어난 아주 특별한 상태가 아니라 일상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른바 ‘편도형 티켓’을 끊어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있지만, 그건 나의 것은 아니다. 아마 그런 여행은 나의 죽음, 그것으로 한 번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끔 여행 숭배자들을 만난다. 그들에게 여행은 곧 삶의 전부다. 여행의 과정에서만 온전한 자신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작가는 “떠났을 때만 ‘나’일 수 있는 사람들은 나름의 행복을 찾은 이들이겠지만, 나는 떠났을 때만 자기 자신일 수 있는 사람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정의하는 여행은 작가의 말처럼 ‘이곳에서의 삶을 위한 떠나기’다. 일상이 없다면 여행도 없으니까.


『쉼표여행』의 이민학 작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을 강조한다. 간혹 ‘함께’가 아니라면 여행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작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가장 많은 것을 얻는다. 혼자 떠났을 때 온몸의 세포와 여행지가 교감하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토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