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석유를 현재는 문화를 비축하다_문화비축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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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려진 오일탱크에 가득 채워진 문화예술 _

문화비축기지

6900만 리터를 저장할 수 있는 석유비축기지를 설립하다.

1973년 10월 중동 지방에 전쟁이 일어나면서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에서는 석유금수조치를 내렸다. 전쟁 전 3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11달러 대로 4배 가까이 급격하게 치솟았고, 위기 의식을 느낀 주요 선진국들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설립하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각 참가국들에게 순수입량의 90일 분에 해당하는 석유를 비축하도록 권고했는데, 당시 한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참가국은 아니었지만, 석유 비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75년부터 석유를 비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978년 완공된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그 첫 번째 산물이다. 매봉산 암반을 굴착하여 만든 마포 석유비축기지에는 높이 15m, 지름 15~38m에 이르는 오일탱크 5개가 설치되었는데, 휘발유, 경유, 등유를 구분하여 총 6900만 리터를 저장할 수 있었다. 

석유 비축량은 당시 서울시민들이 소비하던 일일 석유량을 기준으로 30일분을 예측한 양이었다. 이 시설은 1급 보안시설로 분류되었고, 숲으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곳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2000년에 석유비축기지는 위험시설로 분류되다.

이후 2002 한일월드컵 개최를 위해 마포 석유비축기지 주변에 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이 결정되자, 경기장 부지 500m 이내에 있던 석유비축기지는 위험 시설로 분류되어 2000년 12월 폐쇄되었다. 본연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오일탱크는 폐쇄 이후에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채 그대로 10년 이상 방치되었다.

“과거에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가 지금은 서울시민과 함께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문화탱크로 탈바꿈했습니다.”

석유비축기지를 친환경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2013년 서울시에서는 방치되어 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와 주변 부지를 친환경 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키기로 결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설계안을 만들기 위해 ‘석유비축기지로부터 문화비축기지 만들기’라는 주제의 국제현상설계 공모전을 개최하였다. 공모전에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산업유산으로서 갖는 장소적인 가치와 석유탱크 내부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낸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이라는 건축가 허서구의 설계안이 당선되었다.

당선작을 토대로 서울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며 공사를 진행한 결과, 과거 석유를 보관하던 탱크들은 이제 서울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창출하는 문화탱크로 역할이 바뀌었다. 거대한 탱크 곁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당시 시대 상이 느껴져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곳은 미래 후손들에게 남겨줄 귀중한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문화비축기지에서 소통할 수 있는 석유 탱크가 있다.

4번 탱크에서 석유를 상상하다.

등유를 보관했던 4번 탱크(T4)는 내부 공간을 그대로 살려 관람객들 안으로 불러 들인다. 관람객들은 탱크 안으로 걸어 들어가 원통형의 거대한 공간에 울리는 소리를 온 몸으로 체감하면서 당시 공간을 가득 채운 석유가 출렁이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5번 탱크에서는 과거를 들여다보다.

5번 탱크(T5)는 등유를 보관했던 곳으로, 기존의 탱크에 추가적인 공간을 덧붙여 전시관으로 변화시켰다. 이곳에는 석유비축기지 시절의 흥미로운 사진자료들과 당시 직원들이 사용하던 헬멧과 작업복이 전시되어 있다. 

두 개의 시간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다.

이 밖에도 1번 탱크와 2번 탱크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철판을 활용하여 새롭게 건축한 6번 탱크(T6)를 만나 볼 수 있는데, 외벽을 덮은 철판의 크기와 색상이 다양한 것은 가장 크기가 작았던 1번 탱크의 철판과 가장 크기가 컸던 2번 탱크의 철판을 모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가장 큰 실내 공간을 갖고 있어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 탱크들을 연결하는 외부공간 사이사이마다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심고, 비어있던 야외 공간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문화 마당으로 조성한 문화비축기지는 산업화 시대가 남긴 흔적 위에 새로운 손길을 더해 도시재생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생태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TIP: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인근 하늘공원에서는 매년 10월 억새축제가 열립니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
전화: 02-376-8410
교통정보: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운영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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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경기장

월드컵공원

토크 5
  • 유희진
    1년전
    답글

    월드컵경기장에는 콘서트 때문에 많이 가봤지만 근처에 이런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
    버려진 공간이였다는게 믿겨지지 않네요 주말에 친구들과 구경하러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ㅎㅎ

    명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qlcsk0624
    1년전
    답글

    몰랐던 사실 많이 알게 되었어요!!ㅎㅎ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명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찌오니
    1년전
    답글

    예전 산업화 시대가 남긴 흔적위에 이렇게 새롭게 아이들이 뛰어놀수 있는 문화 마당이 되었다는게 정말 신기하고
    이런곳이 있었다는걸 몇번을 지나가도 모르고있었는데 이렇게 소개해주니 매우 흥미롭고 신기하네요 ㅎㅎ 근처라 한번 방문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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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영
    1년전
    답글

    버려질뻔한곳을 너무 예쁘게 활용을한다는것이 정말 박수쳐드리고싶네요!ㅎㅎ서울이라는 점에서도 방문하기 좋은위치인거같아요!한번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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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들이갬성팩토리
    1년전
    답글

    와!! 석유비치공간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신선하며 충격적으로 다가오네요. 시간이 된다면 꼭 가봐야겠어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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