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라길
현대와 과거 사이에 조용히 뻗은 돌담길 사이로
순라군의 발자취를 따라 조용히 걸어보자.
서울 종로 중심가에 위치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순라길’은 서울 사람도 잘 모를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던 길이다. 조선시대 순라를 돌던 길인 서순라길은 종로 3가의 번화함 뒤편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종묘의 예스런 담벼락을 끼고 이어진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종로 보석상 골목 뒤편으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최근 핫플레이스로 점점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현대와 과거 사이에 조용히 뻗은 돌담길 사이로 순라군의 발자취를 따라 조용히 걸어보자.
종묘의 서쪽 담장을 따라 이어진 길
사람들로 붐비는 종로 한복판에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동네가 있다. 바로 조선왕조 임금들의 위패를 모셔놓은 종묘와 그 서쪽 담장을 끼고 이어진 ‘서순라길’이다. 종묘를 중심으로 동쪽으로 난 길은 ‘동순라길’, 서쪽으로 난 길은 ‘서순라길’이라 불렀는데, 조선시대 순라군들이 순찰 하는 제도였던 ‘순라’에서 일컬어졌다. 이처럼 유서깊은 서순라길이 잘 알려지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다. 서순라길이 지나는 종로구 권농동과 봉익동은 조선시대에 궁궐에 채소를 공급하는 관청과 밭이 있던 동네였고, 내관과 무수리처럼 궁궐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살던 동네였다. 하지만 조선왕조가 무너지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동네 일대가 쇠락했다. 1995년 즈음, 도시 정비를 위해 인근 지역을 정리하고 다시금 길을 조성했다. 지금의 서순라길이다.
고즈넉한 담장 아래 모여든 공예가들과 카페
서순라길은 종로3가 45-4에서 권농동 26까지를 잇는 도로다. 처음에는 길이 조성되었어도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처음에는 종로 보석상인들의 공방, 보석가공장, 작은 주얼리샵 등이 거리를 채우고 있었는데, 2010년 이후부터 주얼리 공예가들이 하나 둘 모이고 젊은 예술가들과 창업가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서순라길에 공방들이 들어서고 조금씩 정비되고 나서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인기가 높아지자 아기자기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이 생겨났다.
낮은 건물들과 통창, 담장과 어우러지는 운치
안국역과 종로3가역에서 가깝지만 서순라길에 들어서는 순간, 번화함과는 거리가 먼 세계가 펼쳐진다. 종묘를 지키는 높은 담벼락과 약 1km 남짓 이어지는 고즈넉한 길 위에는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한 가게가 즐비하다. 골목길 곳곳에는 젊은 주얼리 디자이너들의 공방이 드문드문 들어앉아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든 아름다운 작품들을 쇼윈도에 펼쳐놓았다. 카페와 식당은 층고 제한이 있어 2층을 넘지 않은데, 낮은 높이와 돌담길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또한 저마다 나무·벽돌·기와 등 재료 본연의 매력을 살린 인테리어를 통해 거리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돌담을 마주보고 있는 만큼 대다수의 가게들이 전면에 커다란 통창을 낸 것도 특징이다. 종묘 담장과 고즈넉한 길의 운치를 음미하는 서순라길의 매력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주소│서울 종로구 권농동
교통│지하철 1, 3호선 종로3가역 하차, 7번 출구 종묘 방향으로 도보 5분
인근 관광 명소
맛집&체험
카페사사
옛것과 새것을 재해석한 디저트와 음료를 선보이는 한옥 카페. 작은 병에 담긴 무알코올 막걸리와 오븐에 구운 가래떡이 나오는 세트 메뉴 ‘사사 한상 차림‘이 시그니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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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베이커리
매일 아침 유기농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제공하는 한옥 베이커리. 고소하게 즐길 수 있는 ‘쌀쑥떡쑥떡‘, 공룡알처럼 생긴 ‘치즈카사바‘, 푸딩에 바나나를 더한 수제 ‘바나나푸딩‘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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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클럽
낮에는 카페, 저녁엔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한옥 카페바. 유리 천장을 배치해 중정 아래 자리한 듯 편안한 ‘쉼’을 모토로 안락한 느낌을 준다. 직접 만든 사과청을 넣어 만드는 ‘애플시나몬라떼’, 해가 진 이후엔 위스키나 와인을 한 잔 곁들이기에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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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집 다람쥐
국내 전통주와 퓨전 한식 요리를 선보이는 한식주점. ‘요새로제’, ‘오래된노래’ 등과 같이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전통주와 토하젓 오일 파스타와 순대구이 등 퓨전 요리들도 재미있다.
이다
제철 메뉴를 이용한 한식과 전통주, 그리고 내추럴 와인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큼직한 광어를 마요소스와 올리브오일, 허브로 장식한 광어 세비체가 인기 메뉴. 2층 창밖으로 풍경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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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라길
서순라길 끄트머리에서 30년 가까이 영업 중인 홍어 전문점. 홍어삼합을 비롯해 회와 찜, 탕으로도 홍어를 맛볼 수 있다. 고추장굴비와 낙지볶음 등 다양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TIP
서순라길에 위치한 서울주얼리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주얼리 기획전이 열려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주얼리와 관련된 각종 원데이 클래스도 열리므로 예약 후 나만의 주얼리를 만들어보자.
https://www.seouljewelry.or.kr/portal/main/main.do
전통이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는 곳이라 가보고싶네요
순라길은 처음 들어보는 길이네요! 나중에 꼭 방문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