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도래미시장] 아름다운 미래로 가는 시장
여행 정보 요약
강원 · 원주

시민 공모로 개명한 도래미시장

이름은 많은 것을 알려준다. 특히 상업공간의 이름은 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원주 도래미시장은 이름만으로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뜻을 몰라도 어쩐지 정겹고 경쾌한 느낌이 연상되며 노래를 흥얼거릴 만큼 즐거운 시장일 것도 같고, 젊은 감성의 세련된 이미지도 연상된다. 상상은 딱 여기까지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도래미시장은 ‘중앙 농수산물시장’과 ‘중앙시민전통시장(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을 거쳐 현재의 ‘도래미시장’으로 개칭되었다. 2019년에 시민들에게 이름 공모를 받아 선정했으며, ‘아름다운 미래로 가는 시장(道來美)’이라는 뜻에 걸맞게 재미있고 신기한 아이디어로 변신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 속에서 도래미시장은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할 이름만큼이나 다시 찾고 싶은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름은 현대적이지만 도래미시장은 전통적인 재래시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962년 원주 최초의 과일 농산물 경매하는 공판장, 청과물 도매시장으로 시작된 도래미시장은 전통시장 3총사 중 2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공판장에서 출발, 새벽시장의 전통을 잇다

공판장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붕이 있는 구조의 시장이었던 도래미시장은 현재 도·소매 80여 개 점포가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도로변과 시장 골목 바깥쪽으로는 도매상들이 많지만, 안쪽으로는 소매상들이 섞여 있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도매상들은 새벽시장의 전통이 이어져 온 상점들이다. 농산물 시장으로 출발했던 역사를 반영하듯 야채상이 가장 많고, 예전 농산물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대파 전문점, 나물 전문점, 잡곡상을 비롯해 식재료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있다. 또한 건어물이며 제수용품 가게와 고사용 머리를 파는 집들도 많다.

 

새벽 시장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이들은 원주 인근의 농가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매일 새벽 마다 이고 지고 와서 좌판을 벌이는
할머니들로 자연 생성된 시장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일원이다. 전통과 역사를 기반으로 여전히 활력을 더하고 있는 도래미시장은 중앙동에 위치한 전통시장 중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전통시장의 멋과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더 가까워지는 시장

유서 깊은 전통을 이어가는 도래미시장은 주인이 바뀌었어도 2대를 넘어 3대째 대를 이어 자리를 지키는 가게들이 많다. 하지만 재래시장이라는 낡고 오래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정겹고 사람 냄새나는 시장의 전통성을 간직하면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직접 물건을 보러 와야 하는 전통 시장의 아쉬움을 보완할 수 있도록 판매 창구의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주 내 캠핑장까지 먹거리를 배송해 주는 시스템과, 시장 내부를 직접 가보지 않고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VR 지도다. 또한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온라인을 통해 구매자들과 소통하며 도래미 시장의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소비자들이 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편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전통시장과의 거리감이 보다 가까워지게 만들고 있다.

도래미시장, 문화의 중심이 되다

단편영화 <달을 빚는 토끼>를 봤다면, 도래미시장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바로 영화의 배경이 도래미시장과 유명한 만두집이다. 도래미시장을 아는 이들이라면 ‘내가 아는 도래미시장 맞아?“라며 발견의 재미가 있고, 모르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동기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영화를 모티브로 하여 ‘도래미 우주 정거장’이라는 디지털 아트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전시하고, 시장 골목의 모습 그대로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은 레이저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이질적이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나 시장이 문화의 중심이 되는 경험은 다른 관점에서 시장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현대적 마트에 점점 밀려나는 경향도 있지만, 그런 전통시장만의 색깔과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도래미시장은 오히려 강점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잘 정돈된 동선과 아케이드 형태의 시장, 새벽부터 저녁까지 북적이는 분위기가 시장 구경에 흥을 더해준다. 재래시장이라는 문화를 기반으로 트렌드적인 요소들을 더해 고객과 교감하는 도래미시장은 전통과 변화의 시장 문화, 그 중심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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